신탁등기된 주택에서 임차인의 대항력은 어떻게 발생하나?
신탁등기된 주택에서 임차인의 대항력은 어떻게 발생하나?
01 신탁부동산의 보전 및 관리
신탁법 제2조(신탁의 정의) 신탁이란 신탁을 설정하는 자(위탁자)와 신탁을 인수하는 자(수탁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거나 담보권의 설정 또는 그 밖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일정한 자(수익자)의 이익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발, 그 밖에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한다.
이와 같이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한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위탁자가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금전채권자를 우선수익자로, 위탁자를 수익자로 하여 위탁자 소유의 부동산을 신탁법에 따라 수탁자에게 이전하면서 채무불이행 시에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 등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위탁자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담보신탁을 체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
이렇게 신탁재산은 법적으로 수탁자에게 귀속되므로 원칙적으로 수탁자가 임대할 권한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담보신탁 등으로 위탁자와 수탁자 간에 부동산 담보신탁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 다음 같은 내용으로 약정해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그에 반한 위탁자의 처분행위는 수탁자와 신탁공매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02 부동산 담보신탁 계약서 제10조(신탁부동산의 임대차 등)
① 이 신탁계약 이전에 위탁자와 임차인 간에 체결한 임대차계약이 있을 경우 그 임대차계약은 그 상태로 유효하며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의무, 기타 임대인으로서의 책임 및 권리 등 위탁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것으로 한다. 단, 이 신탁계약 이전에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체결된 임대차계약에 의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책임을 수탁자가 부담하는 경우 수탁자는 해당 임대차보증금을 신탁재산에서 수익자보다 우선하여 임차인에게 지급할 수 있다.
② 신탁기간 중 임대차계약 기간의 만료 또는 임대차계약의 해지 등으로 인하여 임대인 명의를 위탁자로 하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수탁자 및 수익자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③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수탁자의 사전 승낙 없이 위탁자가 임의로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이로써 수탁자에게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없으며, 그로인해 발생하는 일체의 손해를 수탁자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위탁자는 수탁자에게 배상하여야 한다.
- 이 내용은 신탁회사 등의 담보신탁 계약서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03 신탁재산에서 임차인이 대항력이 있는 사례
(1) 신탁등기 이전에 위탁자와 계약 후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대항력이 있다.
(2) 신탁등기 후에 위탁자와 계약한 임차인의 대항력 유무
① 신탁등기 후에 수탁자 동의 없이 위탁자와 계약한 임차인은 대항력이 없다.
② 신탁등기 후에 수탁자 등의 동의를 얻어 위탁자와 계약한 임차인은 대항력이 있다.
이렇게 신탁등기 후에 수탁자와 우선수익자 동의를 얻어 계약하고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춘 경우 추후 신탁재산 공매 절차에서 매수인에게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음 사례와 같이 동의를 얻은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3) 위탁자에게만 보증금 반환 청구조건으로 수탁자가 동의한 경우
대법원 2019다300095 판결과 같이 “임대차계약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보증금 반환채권은 수탁자와 우선수익자가 책임지지 않고, 위탁자에게만 청구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동의해 주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동의를 받아 임대차계약을 하면 임차인은 수탁자 및 신탁공매 낙찰자에게 임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위탁자에게만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그런데 문제는 임차인이 위탁자에게 보증금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도 신탁공매 낙찰자가 명도를 구할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가 남는다.
위탁자 A가 임차주택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수탁자(등기부상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계약을 체결했다면 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보호받는다.
대법원 판례는 소유자가 아니라도 임대권원을 가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① 매매 계약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수인이 매도인의 동의를 얻어 임대인으로 계약하는 사례와 ② 위탁자가 수탁자의 동의를 얻어 임대인으로 계약하는 사례 등이다.
04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19다300095, 300101 판결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케이피앤디(이하 케이피로 한다)는 2007. 6. 4. 이 사건 오피스텔을 포함한 ○○○○ 오피스텔 162채에 관하여 농업협동조합중앙회를 1순위 우선수익자로, 주식회사 한국토지신탁을 수탁자로 하는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고, 한국토지신탁은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나. 이 사건 신탁계약상 위탁자는 수탁자의 사전 승낙을 받아 위탁자의 명의로 신탁부동산을 임대하도록 정하고 있었고(제9조 제2항 및 제10조 제3항), 이러한 신탁계약의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었다.
다. 우선수익자인 농협중앙회는 2007. 6. 4.경 한국토지신탁에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하여 ‘케이피의 임대차계약 체결에 동의하되, 수탁자는 보증금 반환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한국토지신탁은 이를 케이피에 교부하였다.
라. 피고(반소원고)는 2007. 7. 3. 케이피와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오피스텔을 인도받아 거주하면서 해당 주소로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확정일자를 받았고, 이후 임대차계약을 연장하면서 계속 거주하다가 2017. 9. 14. 퇴거하였다.
마. 원고(반소피고)는 2016. 8. 31. 공매절차에서 이 사건 오피스텔을 취득하였다.
2.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수탁자의 사전 승낙 아래 위탁자 명의로 신탁부동산을 임대하도록 약정하였으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위탁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러한 약정이 신탁원부에 기재되었으므로 임차인에게도 대항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부동산담보신탁 이후에 위탁자인 케이피로부터 이를 임차한 피고는 임대인인 케이피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 뿐 수탁자인 한국토지신탁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나아가 한국토지신탁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임대인의 지위에 있지 아니한 이상 그로부터 이 사건 오피스텔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다.
원심은 이와 같은 취지에서 원고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탁부동산에 관한 보증금반환채무의 귀속 및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 지위 승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05 대법원 2019다300095, 300101 판결에 대한 핵심 요약 정리
이 사건에서 피고(=임차인)가 이 사건 오피스텔에서 퇴거하지 않고 계속 점유하고 있었다면 위탁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거주할 수 있었으나(임차인은 대항력이 있어서 위탁자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주택인도를 거부할 수 있는 동시이행항변권을 갖는다), 항소심 계속 중 원고(신탁공매 낙찰자)가 이 사건 오피스텔을 점유함으로써 피고(=임차인)가 대항력의 요건을 상실하게 되었다(임차인이 대항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스스로 이사 나가므로 인해서 대항력이 소멸된 것으로 본다). 이렇게 대항력이 소멸되었다면 보증금 반환청구만 남는데, 그 보증금 반환 채무자는 원고인 수탁자와 신탁공매 낙찰자가 아닌 위탁자가 된다는 대법원 판단으로 피고가 패소된 사건이다.
이 대법원 2019다300095, 300101 대상 판결의 항소심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인정하면서 양수인(신탁공매 낙찰자)의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상 판결의 사안에서 임차인이 위탁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이 사건 오피스텔을 점유하였다면, 양수인의 명도 청구에 응하지 않고 계속 거주할 수 있었던 것이다[법원도서관, 대법원 판례해설(제131호), 222쪽]. 이러한 상황은 유치채권과 유사하다.
이렇게 수탁자의 동의를 얻어 위탁자와 계약한 임차인도 임차권등기명령에 의한 임차권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이때 집행법원은 신탁원부에 있는 신탁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임대차계약 체결 시 수탁자의 사전 승낙을 요하는 경우 이를 소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보정명령을 내려서 적법한 임대권한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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