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썰렁한 서울중앙지법원
2013년 5월 2일은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4계 매각기일이다.
4.1 주택종합대책이후 지난 4월은 광란(?)의 질풍노도시기 였는지도 모른다.
경매법정마다 선점 투자 이익을 누리려는 투자자들로 몸살을 앓았기 때문이다.
한편, 너무 앞서나가면 때론 역풍을 맞기도 하는 법.
자칫 경매투자자들이 그런 독박을 쓰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도 한다.
단지 나의 소박한 기우에 지나지 않아야 할텐데 말이다.
5월은 경매시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만일 지난달의 열풍이 이어진다면
부동산 시장 저점 통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법정을 찾은
나는 나의 두 눈을 비비고 또 비벼야 했다.
그많던 사람은 다 어데로 가고,
정보지와 명함을 나눠주는 아줌마들의 쓸슬한 표정만이 오버랩됐다.
먼저 결론을 말한다면
모두 63건중 8건이 변경, 취하돼 실제
매각이 진행된 55건 중 15건이 팔렸다.(매각률은 27.27%)
놀라운 것은 15건의 팔린 물건 중 무려 9건의 나 홀로 쓰나미 현상이다.
집행관은 연신 2012타경 0000 참여자 1명만 외쳐됐다.
내 일찍이 이 법원 저 법원 돌아다녀도
단독물건이 50%를 넘어 60%를 점하는 것은 처음본다.
지금이 부동산 시장의 빙하기라면 충분히 이해가 가고 또 가지만
지금은 누가 뭐라해도 정부에서 서슬퍼렇게
시장을 살리겠다고 두 눈 뛩그라게 뜨고 째려보는 상황이 아니던가?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매절차도 채 11시 40분이 안돼 끝났다.
이 날 팔린 15건 중 2건이 나의 관심사다.
하나는 우림건설 서초동 본사 사옥이다.
최초감정가 460억원에서 한 차례 유찰돼 최저가는 368억원.
입지대비 저 평가 물건으로 경합이 예상됐으나
왠 걸 모두 다 도망가고 경매신청 채권자 나 홀로
큰 봉투 옆에 차고 시름에 잠겨으니
결국 국민행의 근저당을 인수한 유동화회사에서 390억원에 단독으로 낙찰받았다.
(정말 자알 받았다.)
또 하나는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다.
A동 44층의 164.95㎡로 25억원에서 2회 떨어져 16억원이 최저가다.
경합은 일찍이 떡 사먹고
역시 단독이다.
그런데 아뿔싸?
나 홀로 법정에
2억 1700만원을 더 질렀다.
불과 70분(서울 중앙지법은 10시에 시작해 11시 10분에 투찰 마감) 고뇌의 댓가로 2억 1700만원을 허공속에 날렸다.
낙찰 받으신 분은 감정가 25억 짜리를(결코 시세는 아님)
18억 1700만원에 낙찰 받아 기분이 째질까?
아니면 나 홀로 오도방정 떨다 2억 1700만원
엿 사먹어 기분이 더러울까?
이게 바로 경매다.